파랑
병든 짐승/도종환 본문
산짐승은 몸에 병이 들면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다
숲이 내려보내는 바람 소리에 귀를 세우고
제 혀로 상처를 핥으며
아픈 시간이 몸을 지나가길 기다린다
나도 가만히 있자
- 병든 짐승/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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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병원에 가야지요.
그렇지만 견뎌야 하는 것은 자신입니다.
병원에 가도 치료할 수 없는 병이 있습니다.
아무리 방법을 찾아도 방법이 보이지 않을 때
가만히 웅크리고 눕습니다.
아픈 시간이 몸을 지나가길 기다리며
그 아픔을 스스로 다독이면서.
파도가, 해일이 밀려오면 겁이 바짝 납니다.
하지만 나도 이젠 가만히 있으렵니다.
내가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남아 있는 시간들을
묵묵히 생각해보렵니다.
침잠 沈潛 이라는 말.
참, 멋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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