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스토리

햇빛 좋은 날

하상욱 2019. 2. 4. 13:14



대걸레 네 개가 벽에 기대어 나란히 서 있었다

햇빛이 좋았다

보기 좋았다

아무것도 감출 게 없었으므로

편했다

무거웠지만 가벼웠다

얘야, 나비가 되고 싶구나

흰 구름이 되고 싶어

대걸레 넷이 쿡쿡 웃으며 서 있었다

뭐야, 저 아저씨 또 사진 찍네?

웃으렴

항상 마지막인 것처럼 환하게 웃으렴

- 햇빛 좋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