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비장한 유머 본문
일 나가려고 어제 빨아놓은 걸레를 보니 탱탱 얼었다.
봉두난발로 얼었고 머리가 기역자로 팍 꺾인 채로 얼었다.
더운 물로 녹여주고 달래줬다.
이제 곧 따뜻한 봄이 온다, 이제 곧 잘 될 거야, 그런 뻔한 소리는 하지 않았다.
속으로 그냥 빙긋이 웃음이 나왔다.
이게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운 물로 풀어진 걸레들을 발로 콱콱 밟았다.
물이 찍찍 터져나왔고 물기가 빠질 대로 다 빠지자 곧 걸레들이 일렬 횡대로 열중쉬엇 자세로 내 앞에 정렬했다.
비장감마저 들었다.
내가 한마디 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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