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계단청소 파랑 본문
앵두나무가 있는 수돗가에서 사내는 늘 대걸레를 빨았다.
한때 희망이라고 부르던 욕망이 있었지만 이제 앵두나무는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한 잔가지들만 쓸쓸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내는 대걸레를 차에 싣고 다니며 수많은 계단을 닦았다.
이제는 업이 되어버린 계단청소.
전날 밤 마신 소주 세 병으로 끙끙 앓다가 일어나 나와 사내는 이렇게 추운 일요일 오후 수돗가에서 대걸레를 빨았다.
사내의 남은 생에도 봄이 다시 찾아올까?
내년 초여름 앵두나무는 빨간 보석 같은 앵두알을 흰 접시에 가득 내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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